정신적 자유/좋은 책

데일 카네기 자기 관리론 리뷰, 불안과 걱정을 다스리는 법 : 사업가들에게 필수 요소

 얼마 전 TvN에서 방영하는 '책 읽어 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을 소개했었다. 대화 방식의 변화로 많은 인간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책이었다. 하지만 데일 카네기의 또 다른 작품, 자기관리론은 소개하는 글이나 문구를 일절 접할 기회가 없었다. 하루는, 헌혈을 하고 얻은 반차로 오후에 고흥군립도서관을 들러 '북 아이 쇼핑'을 하던 중 이 책을 발견해 망설임 없이 대출해 왔다.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은 마치 나 자신을 잘 컨트롤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법이나 의지력이 필요한 계획들을  잘 실천하는 방법들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실제 책의 내용은 내 기대와 사뭇 달랐다. '불안과 걱정'을 컨트롤 하는 방법에 대해 쓴 책이었다.

 불안과 걱정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주 경험하고 내 주변사람도 경험하고 어느 위치에 있어도 경험하는 것이라 '불가피하게',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라 믿게 된다. 하지만 주변이 다 전쟁 중이라고 전쟁이 당연한 것이 아니듯이 불안과 걱정도 당연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에게 '먼저' 읽혀야 하는 책은 <인간관계론> 보다는 <자기 관리론>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이 세상이 내 뜻대로 컨트롤 되지 않을 때, 나의 세상을 컨트롤 하는 '기술'이 모자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인류가 흔히 하는 착각이다.

 뉴턴역학이 정립된 후 200년 넘게 천체물리학자들은 수성, 금성의 운동과 뉴턴 물리학의 계산상의 결과에서 발생하는 공전주기 오차 '몇 분'은 인류가 가진 관측 '기술'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더 좋은 망원경을 개발했으나 여전히 오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 때, 세상을 컨트롤하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문제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기존 관점과는 완전 다른 개념의 상대성 이론을 적용하면 이 오차가 사라진다. 인류는 문제해결을 관점의 변화로 해결할 수 있다. 이건 물리학자들이 발견한 새로운 진리가 아니라 수천 년 전부터 인류의 집단 지성이 이룩해 놓은 지혜가 후세에게 끊임 없이 이야기 해 오고 있던 내용이었다.

 

 '참된 깨달음이란 모르던 걸 알게 되는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아는 것'

 

우리는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을 각각 3살 아이, 17살 학생, 26살 대학원생, 50살 기업인이나 교수에게 와 닿게 설명할 수 있도록 파악하고 있으며, 나의 인생에서 다른 가치관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어서 알고 실천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며 이로 인해 나, 우리, 사회 전체가 갖게 될 효과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라고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후자는 '깨달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깨달음을 주는 금쪽 같은 몇몇 구절들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손실을 이롭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손쉽게 내 손에 이득이 떨어진다면 나는 그 이득을 잘 주워먹을 수 있는데…’와 같은 태도를 지니고 산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이득이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이득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자뭇, 사업가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모두 내 인생이란 기업의 사업가이다. 내 인생도 기업체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주체이다

 

 

 줄 하나가 끊어져도 세 개만으로 연주를 마쳐야 하는 것, 그게 인생이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올레 불이 실제로 무대에서 줄이 하나 끊어진 상태에서 성공적으로 연주를 마치고 한 말이다. 마치, 우리 인생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부분 인생은 4줄로 시작할 것이지만 인생의 끝자락에 4개가 온전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말은 나에게 모든 것이 갖춰져 있으면 비로소나는 행복할 것이다는 치기 어린 관점이 아닌, 나에게 무엇이 주어져 있든 나는 행복할 수 있다는 성숙한 관점으로 스스로 바뀌게 해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이라는 작물이 없는 척박한 땅, ‘무의 땅에서 어떻게 행복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장미를 건네는 손에는 언제나 장미향이 배어있다

 중국 속담이지만 뭇 종교 선지자들의 가르침과 유사하다. 우리는 이웃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다. 그럴리 없다고 믿고 싶겠지만 자연은 우리를 그렇게 설계해왔다. 그래도 나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면 후천적으로 베풀지 않도록 학습이 되어와서 자신의 본능을 미처 발견 못하고 사는 것이라 반박해 주겠다. 사람은 베풂으로써 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느끼고 세상의 존재 이유를 느낀다. ‘존재 이유를 찾는 것이것이 행복의 중요한 기틀이다.

 

 

 

 급격한 겉만 공업화’, ‘체제만 자본주의화’, ‘민주화를 빙자한 파시즘화속에서 우리는 각자 ‘공업화’ ‘자본주의’ ‘민주주의’의 기틀을 담당하는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성숙 없이 열매만 따먹으려고 달려들기 급급했다. 그 결과 기틀로부터 자연스럽게 경작되어 나오는 행복을 우리는 학습할 기회가 거의 없다. 데일 카네기는 이 책에서 유일하게 우리 자신이 아닌, ‘타인을 향해하는 말이 있다.

 

아이를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라’.

 

우리에겐 행복의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는 농작기술이 있다. 바로 감사. 이것을 후대에 전수해 주지 않는 것은 죄이다. 감사할 줄 아는 것은 종교를 믿는 자에겐 신의 축복이고 인류에겐 무한 경작의 무기이고 바보가 아닌 사람에겐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자기 전 내가 가진 것을 돌아보자. 내일 이것이 있지 않음에 걱정하지 말고 오늘 이것이 내것이었음에 감사하자. 다음과 같은 말을 가슴에 새기며 자기관리론을 잊지 않으려 한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고 현명한 사람에겐 매일 매일이 새로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