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 살인자의 기억법은 많은 사람들이 영화로 알고있지만 김영하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현실적으로 책 읽는거보단 영화보는걸 더 좋아하는건 인정하지만 역시 원작을 따라오는 영화는 없다 생각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독자에 따라 이 때 까지 믿고 있던 세상을 보던 관점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가령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
"세상엔 선 vs 악이 존재해."
"문제가 생겼다면 나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야."
"세상엔 진실 vs 거짓이 존재해."
"두 개 이상의 진실은 존재하지 않아."
세상은 어린아이같은 우리의 관점대로 이해하기 쉬운 대상이 아니다. 한 가지 사건에 대해 두 가지 이상의 진실이 존재하고, 인간이란 존재는 그 진실을 하나로 만드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뭣을 믿을 것인디?
: 이러한 세계관을 갖춘 영화가 또 하나 있다. 바로 '곡성'.
곡성을 보고 나와서 이런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천우희는 착한편이야? 나쁜편이야?"
아쉽게도 그 분들은 감독도 구제 못한 사람이다... 감독은 이런 사람들에게 경고를 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당신이 선이라고 믿는,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선인지 진실인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유명한 대사가 있지 않은가. "뭣이 중헌디?"
이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화자를 통해 우리가 어디까지 믿을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생활과도 맞닿아 있다. 이 복잡한 세상의 진리 앞에서 우린 알츠하이머 환자와 다를 것이 없다. 어디까지 믿을지 우리가 판단해야 한다. 우리의 뇌와 감각기관은 믿을게 못 된다.
이 소설 정말 띵작이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 감독님께 미안하지만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정말정말 혹평을 주고 싶다.
소설 원작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는 정말 중요한 의미 중 하나가 '독자가 자신의 판단을 다시 의심해보는 과정'이다. 영화에서 그런건 없다. 살인자면 이름부터 살인자 냄새 나고, 쳐다보는 눈깔 자체가 살인자고, 증거 나온건 없지만 살인자로 의심되어서 찍히면 결말에도 살인자다. 소설 작가는 이것을 그리고자 한 것이 아니다. 영화 감독은 결과적으로 <알츠하이머 + 싸이코패스 + 살인자> 라는 상업적인 조합에 꽂혀, 또 하나의 싸이코패스 살인 영화 중 하나로 전락시켰다.
싸이코패스가 살인하는 과정 보고 싶은 분들은 많은 스릴러들을 탐닉하다 이거 하나 껴서 봐도 된다. 설현도 볼겸.
디테일도 아쉽다. 알츠하이머인데 혈관성이랑 헷갈리질 않나, 치매 판정을 신경외과 의사가 하질 않나, 치매 판정 끝내놓고 정밀검사를 추후에 해보자고 하질 않나... 소설은 이 모든 디테일이 다 지켜져 있다... 혹시나 영화 관계자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요즘엔 의학드라마 한 번 만들기 위해 작가들이 병원 생활을 몇개월 하고 드라마 작업을 시작한다는 점을 알아두시길 바란다.
(아, 설경구 연기는 볼만 하다. 근데 설경구는 다른 영화에도 많이 나온다)
<총평>
설경구 +100점
설현 출현 +50점, 연기 -50점 = 0점
감독 -50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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